다들 알다시피 어제 보도를 통해 윤도현은 주병진의 복귀와 맞물려 기존의 자신이 진행하고 있었던 '두시의 데이트' DJ 자리를 거의 강탈당하다시피 했지요. 윤도현이 MBC의 간곡한 부탁으로 '두시의 데이트' 자리를 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더 이 일은 황당한 케이스로 남습니다.

결국, 윤도현은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의 하차와 관련 다른 시간대로 옮기는 제안에 대해서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선택은 안타까우면서도 참 멋졌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는 자신이 다른 시간대로 가게 되면 자신 또한 남의 자리를 뺏는 형국이 되고 라디오 DJ 자리를 두고 선후배 사이에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이런 윤도현의 성격을 알고 MBC에서 꼼수를 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윤도현이 구차하게 살아남으려 하지 않았다는 점의 그의 라디오 프로에 대한 소신과 팬들에 대한 예의를 확실히 지켰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더군다나 그가 '두시의 데이트' 자리를 내 놓는 대신 제안 받은 자리가 라디오계의 전설적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라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지요. 만약 윤도현이 이런 MBC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고 윤도현은 그러한 전설적 프로그램을 망가뜨린 파렴치한 후배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두고 먼저 윤도현보다 MBC 라디오 하차를 종영 받았던 김미화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런 말을 했지요. '나한테도 이 프로 대신 저 프로로 가라하더니 윤도현도 새 진행자 정해 놓고 이 프로 대신 저 프로로 가라했네. 무림에 고수들께선 제 칼에 직접 피를 묻히지 않겠단 말씀?'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문득 김미화를 말을 듣다 보니 윤도현 측이 이번 일과 관련 내놓은 전문 내용 중의 하나가 거슬리는 내용이 있더군요. 바로 이번 일이 흔히 말하는 정치적인 고려가 결부된 외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방송국 고위관계자들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진행되었음을 저간의 상황들을 통해 확인했다는 내용인데요. 왜 윤도현 측은 굳이 전문내용에 외압이 없었는데도 저 말을 꼭 집어넣어야 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오히려 저 말이 즉 더 외압이 있었다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지요. 먼저 지난 4월에 하차한 김미화 또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하면서 정치계에 쓴소리를 정말 잘하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김미화는 잘하던 프로를 이유없이 떠나야 했죠. 아마 그때도 윤도현처럼 김미화도 다른 자리를 보장받았지만, 거부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윤도현도 김미화처럼 정치관련 쓴소리를 라디오에서 해왔던 것일까요? 아니지요. '두시의 데이트' 프로는 그런 내용과는 전혀 관련없는 프로이지요. 그런데도 왜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을까요. 아마도 그건 그동안 윤도현이 소신 있게 행동했던 과거 행보와 관련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윤도현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고 하면 김제동이라는 것을 알 것이고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콘서트를 열었던 적도 있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윤도현이 보여온 진보적인 행동들이 이번 하차와 관련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논란에 대해서 잠재우려는 윤도현 측의 배려가 실린 전문 내용이었다고 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방송국 고위관계자들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는 말은 결과적으로 내부적 결단이 우선이었다기 보다는 외압과 뒤엉킨 결과적 판단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이 들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는 겉으로 윤도현을 생각한 척 배철수의 자리를 배팅하고 결과적으로 선택할 수 없게 궁지에 몰아넣는 더티한 꼼수를 썼다고는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윤도현의 '두시의 데이트' 하차와 관련 논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주병진이지요. 그가 아무리 뛰어난 MC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해도 잘하고 있던 후배의 자리를 가로채 진행하는 모양새는 그야말로 꼴불견이 따로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주병진이 이 프로의 진행을 맡게 된 것은 최악의 실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는 주병진의 복귀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인 대중들의 지지가 윤도현 하차와 관련해 상당히 등을 돌렸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대중들은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하고 나서 그 자리를 완벽하게 채워줄 인물에는 주병진이 가장 탁월하다고 생각했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의 후배자리 뺐기 형국이 돼버린 이번 라디오 자리 쟁탈전을 보면 그 또한 결국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윤도현은 참 안타까운 인물이지요. '나는 가수다'의 1등 공신임에도 박정현과 김범수처럼 명예 은퇴를 하지도 못했고 이소라의 하차로 거의 떠넘기다시피한 MC 자리를 실은 내색하지 않고 받아 주었는데 결국 자신에 돌아온 것이라고 이러한 불명예와 MBC 배신밖에는 없었으니까요.

어쩌면 윤도현은 MBC에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을 당했다는 말이 딱 어울리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아무리 봐도 안타까운 일이지요. 하지만, 적어도 그는 남에게 피해를 주고 대중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선택만큼은 하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 높게 평가될 거라 믿습니다. 비록 DJ 자리에서 밀려나기는 했지만, 윤도현의 바른 모습과 그의 음악은 영원히 사랑받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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